임성학 세계호신권법 연맹총재
[TK저널] 7월 7일 시행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을 보며
"법은 누구를 위해 만들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기원전 338년, 진(秦)나라의 재상 상앙은 왕이 바뀌면서 하루아침에 역적으로 몰렸다. 그는 밤길을 피해 어느 여관에 몸을 숨기려 했지만, 뜻밖에도 숙박을 거절당했다.
여관 주인은 이렇게 말했다.
"신분을 증명하지 못하는 사람을 재우면 법에 따라 처벌을 받습니다."
그 법은 다름 아닌 상앙 자신이 만든 법이었다.
결국 상앙은 체포되었고, 거열형(車裂刑)이라는 극형에 처해졌다. 자신이 국가를 강하게 만들기 위해 만든 법의 칼날이, 마지막에는 자신을 향한 것이다.
이 이야기는 『사기(史記)』 「상군열전」에 전하는 유명한 일화다.
춘추전국시대 진나라의 개혁가 상앙은 중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개혁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평가된다. 그는 법가사상을 바탕으로 귀족 중심의 낡은 질서를 허물고 철저한 법치국가를 세웠다. 그의 개혁은 훗날 진시황이 중국 최초의 통일제국을 세우는 초석이 되었으며, 오늘날에도 국가개혁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손꼽힌다.
상앙의 대표적인 개혁은 **군공수작제(軍功授爵制)**였다. 귀족의 혈통이 아니라 공로를 기준으로 작위를 수여하는 제도였다. 전쟁터에서 적군의 수급을 베어 공을 세운 병사는 평민이라도 작위와 토지, 재산을 받았다. 반대로 귀족이라도 전우를 버리고 도망하거나 군율을 어기면 예외 없이 엄벌을 받았다. 철저한 상벌은 진나라 군대를 전국 최강의 군대로 만들었다.
또 하나의 대표적인 제도는 **오가십가제(五家什伍制)**였다. 다섯 집과 열 집을 하나의 단위로 묶어 서로 감시하게 하고, 범죄를 알고도 신고하지 않으면 함께 처벌하였다. 범죄를 신고한 사람은 포상하고, 숨긴 사람은 범인과 같은 형벌을 받게 하였다. 오늘날의 시각에서는 연좌제적 성격이 강한 제도이지만, 당시에는 국가의 통치력을 극대화하는 장치였다.
이처럼 상앙은 엄격한 법 집행으로 진나라를 전국 최강의 국가로 만들었다. 그러나 법은 국가를 강하게 만든 만큼, 법을 만든 사람도 예외로 두지 않았다.
오늘 우리나라에서도 7월 7일부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이 시행 되었다. 정부는 허위·조작정보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 정보통신 환경을 건전하게 조성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한다. 한편 일부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사회적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법에 대한 평가는 시대와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역사는 입법자들에게 한 가지 변하지 않는 원칙을 가르쳐 준다.
오늘 내가 만든 법은 내일 다른 권력자의 손에 들릴 수도 있고, 언젠가는 나 자신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그래서 입법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법은 특정 정권이나 특정 세력의 유불리를 위해 존재해서는 안 된다. 시간이 흘러도, 정권이 바뀌어도,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법치주의의 본질이며 민주주의의 토대이다.
상앙은 진나라를 강대국으로 만든 위대한 개혁가였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만든 법 앞에서 단 한 번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
2,300여 년이 지난 오늘, 역사는 다시 묻고 있다.
"당신이 만든 그 법이 훗날 당신 자신에게 적용되더라도, 과연 정의로운 법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가."
그 물음에 당당히 답할 수 있는 법만이 시대를 넘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