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저널] #세상구경
1년전부터 계획을 세웠습니다. 장가계는 모두들 다녀왔다 하고 색다른 여행지를 찾다보니 구채구가 눈에 띄었습니다.
3월31일 아침 7시에 김천을 출발하여 인천공항에서 중국 국적기를 타고 저녁 6시경에 성도에 도착했습니다.
부끄럽게도 가방을 찾는다고 엉뚱한 곳에서 기다리다가 겨우 짐을 찾아서 밖으로 나가니 현지가이드가 기다리고 있더군요. 버스에 올라서 식당으로
이동하는 중간에 가이드가 사천성에 관해 상세히 설명을 하더군요.
쓰촨성(四川省)은 약 9,000만명이 거주하는 중국 남서부의 중심 지역이고, 청두(成都, 성도)는 쓰촨성의 중심이며
옛 촉한(중국 삼국시대 때 유비가 세운 나라)의 수도였다고 합니다.
저 역시 출발전에는 쓰촨성하면 사천짬뽕으로 통하는 요리와 오래전에 지진피해가 심했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보니 대단한 고장이더라구요.
황룡 풍경구 오채지(五彩池)
성도의 어느 호텔에서 일박하고 다음날 아침 일찍 황룡으로 출발했습니다.
수많은 인파가 붐비는 성도東역에서 고속열차를 타고 1시간30분을 이동 송반역에 도착하여 이곳에서 간단한 점심을 먹고 산소통까지 준비를 했습니다.
다시 또 버스를 타고 1시간 정도 달렸는데 길이 험하고 고지대로 올라가는 길이라 친구 몇명이 멀미가 나고 어지럽다며 고통을 호소하더군요.
연신 산소통에다 입을 갖다댔습니다.
이곳 황룡 탐방 구간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 후 다시 전동차를 타고 약 2km를 더 이동한 후에 약 800m를 걸어서 오채지까지 올라갔다가 걸어서 내려오는 코스입니다.
사진속의 오채지는 해발 3,700m라고 합니다. 저는 그렇게 불편한 점을 못느꼈는데 고통을 호소하는 여행객이 많았습니다. 고산병으로 보였습니다.
마음가짐을 단단히 해야 하는 코스입니다.
사실 처음 황룡 오채지를 마주했을때는 인위적으로 만든 곳인가 생각을 했습니다. 특이한 물빛과 다락논처럼 생긴 형상이 믿을 수가 없더라구요. 특히 뒷쪽에 배경처럼 우뚝 버티고 선 설보정(雪寶鼎, 5,588m)산을 보고 있으니 중국의 유명한 무협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였습니다.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이곳은 수만년 동안 카르스트 지형의 칼슘 침전물이 단단하게 쌓여서 황금색의 석회화 구간을 이루었다고 하네요.
내려올때는 5km를 걸어서 내려왔는데
갈수기라서 그렇겠지만 물이 말랐습니다. 멋진 구경을 못했다는 뜻이겠지요?
그 대신에 특별한 다람쥐와 산새 구경을 했습니다. 어찌된게 사람이 과자를 주니
신기하게도 받아 먹더라구요.
입구까지 내려와서 한컷 찍었더니 모두들 고산병으로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다시 버스를 타고 2시간 정도 구채구로
이동을 합니다. 이곳이 더 힘든 코스였습니다. 워낙 고지대라 고산병 증세가 있는데다가 꼬부랑 길이라서 멀미가 심했습니다. 멀미약을 먹었는데도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힘든 만큼 차창밖의 풍광은 너무 좋았고 지진의 흔적들이 여기저기 보여서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드디어 구채구 풍경구에 도착했습니다. 이름까지 특이한 호텔에서 묵었는데
잠자리가 바뀌니 도통 잠이 들어야지요.
거의 뜬눈으로 지새다가 일어나 아침을 먹고 20분정도 이동하니 구채구 입구가 보였습니다. 내부에서는 600대의 셔틀버스로 이동을 하데요.
가이드의 설명을 옮겨보겠습니다.
구채구(九寨溝)는 쓰촨성의 북부 지역 아바장족강족(阿壩藏族羌族) 자치구에 속해 있으며 면적이 무려 720km²에 달하는 광활한 협곡으로 ‘구채구’란 이름은 종교적 갈등 때문에 티베트를 떠나 이곳에 정착한 아홉 부족의 장족을 뜻한다고 합니다.
구채구는 중국 최초의 세계문화유산이며 일찌감치 세계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등재되어 보호받고 있다고 합니다.
고산지대의 호수, 폭포, 숲, 설봉, 빙하, 장족의 정취가 ‘구채구의 6절경’이고 ‘구채구의 물을 보면 다른 물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며 극찬을 하데요.
또 구채구는 크게 절벽지형과 원시 산림을 포함하여 5개의 경승지(景勝地, 경치가 좋아 지정된 장소)로 분류되는데 그중에서 수정구, 일측구, 측사와구가 만들어내는 50km에 달하는 ‘Y자 협곡’ 주위로 핵심경관이 집중되어 있다고 합니다. 셔틀버스를 이용하여 편리하게 이동하며 주요 지점을 탐방할 수가 있답니다.
구채구 장해(長海)
셔틀버스로 40분을 달려 측자와구의 끝 ‘장해’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은 해발 3,101m라고 하데요. 빙벽이 녹아 고인 물로 땅으로 스며들어도 늘 비슷한 수위를 유지한다고 합니다. 짙푸르다고 해야할까요? 코발트빛이라고 할까요? 아무튼 설산속의 호수가 신비롭기만 하더이다. 여기에다 장족의 희고 붉은 저고리를 입는 중국여성들이 많아서 특별하다는 느낌도 들었구요.
구채구 오채지(五彩池)
장해를 보고 조금 걸어서 내려오면 해발 2,995m에 위치한 오채지가 나옵니다.
물에 잠긴 나무나 돌을 분간할 수 있을 만큼 투명하더군요. 아쉽게도 가물어서 수량이 적기는 했습니다.
가이드가 말에 의하면 장해에서 흘러내린 물이지만 녹색의 해캄, 윤조류, 양치류 등의 식물들이 탄산칼슘이 녹아 있는 물과 결합해서 다채로운 색감을 연출한다구요.
측자와구를 내려와 일측구(日則沟)로 올랐습니다. 오화해는 구채구의 영혼이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데 청록색의 수면도 특별하지만, 주변 산세가 호수에 반영된 데칼코마니가 기가 막히게 예쁩니다.
다시 걸어서 내려갑니다.
‘오화해’에서 흘러내린 물이 바위 계곡을 타고 흐른다는 "진주탄폭포"입니다.
수량이 많이 줄었고 오래전 지진의 흔적까지 남아 있어서 아쉽기는 했습니다.
중간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내려오다가
노호해(老虎海)에 내렸습니다. 물빛이 가장 아름답다고 했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비슷비슷 했습니다.
다시 셔틀버스를 타고 내려오는데
차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이 조금전까지 봤던 풍경보다 훨씬 더 좋아 보이더군요. 조금만 더 걸어서 내려가 볼 걸...
급(急) 후회가 밀려 왔습니다.
구채구에서 내려와 호텔에 짐을 정리하고 '구채천고정(九寨天古情)'이라는 대형 가무쇼를 봤습니다. 서커스 같기도 하고,
연극같기도 하고, 쓰촨성의 지진도 나오고
좌우지간 스케일은 알아줄 만 합디다.
(중국말을 모르니 줄거리도 모릅니다)
구채구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다음날 왔던 코스를 따라서 성도로 돌아왔습니다.
오후에 마지막코스 무후사에 들렀습니다 가이드의 설명을 옮겨보면 무후사는 혜릉(유비의 묘)과 한소열묘(유비와 제갈량의 제사를 모신 사당), 삼의묘(유비, 관우, 장비의 사당)로 이루어진 ‘삼국 역사유적지구와’ ‘금리 옛 거리’, 그리고 중국식 정원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오래전 삼국지와 50부작 삼국지연속극을 봤던 기억이 있어서 마량, 조운(조자룡), 황충, 마초, 관우,장비 등 이름이 생각나는 촉한의 영웅들을 만날 수가 있었답니다.
명량천고(明良千古): ‘명(明)’은 밝은 임금(유비), ‘량(良)’은 어진 신하(제갈량), ‘천고(千古)’는 천년을 뜻한다는데
‘밝은 군주와 어진 신하의 관계가 오래도록 전해진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또 하나 명(明)에 눈(目)을 쓴 이유는
어진 임금을 알아보고 어진 신하를 알아보는 것도 결국은 눈(目)이라는 의미에서 일부러 바꿔 썼다고 합니다.
명수우주(名垂宇宙): “이름이 우주에 영원히 남는다"는 뜻으로 유비, 제갈량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도 드물겠지요?
그리고 남송 초기의 무장 ‘악비(岳飛)’의 ‘출사표(出師表)’에 눈길이 갔습니다. 제갈량이 출정을 앞두고 쓴 글이라지요? 특히 요즘은 선거철이라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의 명문은 아니더라도 모든 후보들이 출사표는 남겨야하지 않을까요?
'무후사' 담장과 혜릉으로 이어지는 좁은 길의 벽체는 온통 붉은색인데, 중국의 관광객들 특히 젊은이들은 하나같이 이곳에서 인증샷을 찍더라구요.
우리 일행들도 한컷 남겼습니다.
4박5일 구채구 여행 마지막 코스입니다. 이곳 금리거리는 과거 삼국시대(삼국지의 배경) 당시 촉의 문화와 청나라 시대의 양식을 테마로 꾸며 놓은 보행자 거리라고 합니다. 쓰촨성(사천성)의 전통문화를 테마로 했다는데 청나라 문화를 모르니 설명은 못하겠습니다.
'금리’라는 이름의 유래는 이곳 성도가 ‘비단의 고장’이란 뜻을 의미한다구요.
기념품, 찻집, 액세서리, 그림등을 파는 가게와 다양한 음식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골목입니다. 한바퀴 돌아보니 중국영화에 자주 나오는 청나라 말기의 어느 도시같은 느낌이 드네요.
4박5일을 한번에 쓰려니 글이 깁니다.
구채구여행도 끝이 보입니다. 하룻밤만 자면 한국으로 돌아갈 일만 남았습니다.
4박5일간의 구채구(九寨溝)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그랬답니다. 코발트빛 물결위에 친구들의 환한 웃음이 번져갔고, 시원한 바람속에서 오래된 우정을 확인했습니다.
마음이 투명해지고, 함께 한 걸음마다 추억이 깊어지는 여행이었습니다. 세월은 흘러가도 사진 속 표정에서 고교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여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