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저널] #세상구경
하필 비 오는 날 산악회 버스를 탔습니다.
김천시 축산업의 보루라고 자부하는 김천축산농협(조합장:김흥수)에는 우뚝산악회(회장:박해수, 총무:임재득, 산행대장:김윈출)가 있는데 조합원 1,100여명중 110여명 가입되어 있지요 이번 산행에는 44명이 동참했습니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여성회원은 1명도 없고 모두가 남성에다, 환갑을 지났으며 80세가 넘은 회원들도 여럿 계십니다.
나이가 많아도 한우를 사육하고 계시니
모두들 건강하다는 의미도 되겠지요?
아침 8시에 출발하여 11시40분경에 거제도 구조라항 선착장에 도착했습니다.
산행 시작전 한 해 동안의 안전산행과 무사고를 기원하는 시산제(始山祭)를 올렸답니다. 집행부가 준비한 음식으로 정성껏 제를 올렸는데, 산행 중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산행 문화를 실천할 것을 다짐하는 의미라고 합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더니 그렇게 눈·비가 내렸으면 할 때는 구름 한점 없던 하늘이 얄굿게도 산행 일에 비가 제법 내리네요. 하기사 우수(雨水)를 지나고 경칩(驚蟄)이 가까웠으니 농부들로 봐서는 반가운 비가 분명합니다. 우의를 입고 비 속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샛바람소리길’ 이정표를 따라 부지런히 걸었는데, 여찌된게 한참을 올라도 미리 검색해서 알고있던 인생샷을 찍기 좋은 곳은 보이지를 않았습니다.
(샛바람소리길의 조릿대 대나무숲길)
한참을 올라와서 안내문을 다시 살펴보니
아...! 글쎄 샛길로 빠졌지 뭡니까.
남이 찍은 사진으로 만족해야지요 뭐....
샛길로 올라오는 바람에 조릿대숲길은 놓쳤고, 다시 한참을 오르다 보니 완전히 하늘이 드러나는 구간이 나오더군요. 구조라성이라고 합니다. 설명문을 보니 조선 시대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하여 전방의 보루로 축조된 포곡식 산성이라고 합니다 산성의 길이 860m 면적 8,235㎡이고 구조라 앞산 능선에 자리 잡고 있으며 성문이 동서남북 사방으로 나 있구요. 성 아래쪽에 구조라 마을이 있답니다. 조선 1490년 성종 21년에 축성하기 시작하였고 지세포성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였다고 합니다.
날씨만 좋았다면 성벽위도 걸어보고 성벽 사이로 보이는 구조라 해안의 쪽빛 바다도 실컷 봤을텐데, 마음이 급해서 다시 산의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20여분 걸었더니 정상입니다.
하기사 뭐 산 정상이랄것도 없습니다.
해발 148m의 작은 동산입니다. 맑은 날 왔으면 멋진 풍광은 봤을텐데 비까지 내리고 흐렸으니... 아쉽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도 이곳을 지나며 동네이름이 "구조라"라고 해서 특이하다고 느꼈는데 오늘은 일부러 검색을 해봤습니다.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이곳은 자라목처럼 툭 튀어나온 반도형태의 지형입니다.
구조라리는 지형을 따라 조라목, 조랏개, 목섬, 목리, 항리(項里)라고도 불리는데, ‘조라’는 ‘자라’의 경상도 방언이라지요?
구조라(舊助羅)로 표기한다구요....
내려오는 길에 서낭당을 만났습니다.
예전에는 시골 어디를 가나 마을 어귀나 고갯마루에 원추형으로 쌓아 놓은 돌무더기가 있었지요. 그곳에는 반드시 신목(神木)이라며 신성시하는 나무가 있었고 서낭당(성황당)이라는 이상한 건물도 있었지요. 서낭당을 지날 때는 돌을 세 개 얹고, 세 번 절을 한 다음에 지나가는 것이 관례였답니다.
이곳 구조라 마을은 배를 타는 어부들이 많았을테니 서낭신을 철저히 믿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저는 미신이라 믿지는 않습니다만, 작은 돌멩이 세개를 얹고 내려오는 수고는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우뚝산악회 발전을 위해서 건배...!)
비도 내리고 건전한 산행문화 정착을 위해 입산주, 정상주는 아예 생각할 수도 없겠지만 그래도 섭섭하다며 통영에서 하산주(下山酒)를 한잔씩 했습니다.
오후 3시경에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관광버스에 올랐습니다.
여행을 다니다보면 이런 기분이 들때가 있지요. 우리나라 땅덩어리가 넓다는...
거제도와 통영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렸는데 산청군 근처에 올라오니 눈으로 바뀌데요. 다음 거창군을 지나갈때는 눈이 제법 쌓여 있더라구요. 관광버스가 엉금엉금 기다시피해서 겨우 우두령을 넘었는데, 김천은 전혀 다른 세상입니다. 눈이 10cm넘게 쌓여 있었습니다.
농장으로 가려면 똥재를 넘어가야 하는데 도저히 엄두를 못내고 계획에 없던 아파트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했습니다.
이것도 지나고 보면 추억이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