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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작가 문홍연의 맛집 멋집

카페 라온에서

기사입력 2023-01-20 11:48 수정 2023-01-20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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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카페 라온에서...

"늙어가면서 건강하게 재미있게 살려면"
이렇게 살라며 어떤 분이 문자를 보냈더군요. 읽어보니 맞는 말 같기도 하던데요.
이곳에다 옮겨 보겠습니다.

1, 매일 2시간 이상 걷는다.
2, 만남은 주로 낮에... 점심과 차를
즐겨 마시고 저녁 모임은 가급적 피한다.
3, 부동산, 주식은 아예 멀리한다.
4, 아내와 다툼이 생기면
24시간 안에 내가 먼저 사과한다.
5, 건강검진을 1년에 1번은 꼭 받는다.
6, 잔돈은 무조건 내가 쓴다.
7, 하루 1끼는 맛난 음식을 먹는다.
8, 골통같은 친구나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과의 만남은 되도록 피한다.
9, 밴드나 카톡등에서도 친구들과의
소통을 늘리고 댓글도 자주 단다.
10, 마지막으로 여행을 많이 다닌다.

 

그래서 오늘 바로 실천에 옮겼습니다.

매일매일 손님이 넘쳐난다는 굴마을에서
매생이굴국밥으로 점심을 먹고 가까운 곳에 있는 "카페 라온"에 들렀습니다.

 

오전에 이미 커피를 마셨는지라 주인장께 '라온'의 추천메뉴가 뭐냐고 물었더니
대추탕을 권하데요. 이건 대추차가 아니고 대추탕입니다. 탕이다 보니 걸죽합니다.
진하다고 해야겠지요? 왠지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던데요. 동행했던 분들은 커피를 마셨는데 커피맛도 좋다고 하더라구요....

 

대추탕을 마시다가 위를 보니 비름빡에다 '如筠斯淸(여균사청)'이라는 추사선생의 글씨를 서각해서 걸었더군요.
 
                           (제주 추사 전시관에 있는 해설 글귀)

여균사청(如筠斯淸)
같을 여(如), 대나무 균(筠),
이 사(斯), 맑을 청(淸)

‘푸른 대나무와 같이 청렴함’이란 뜻으로 추사가 누구에게 훈계로 써 준 글씨라고도 하는데, 혹시 추사의 문집인(『완당선생전집』 제10권)에 나오는 김여균(金如筠)에게 써 준 글씨인지도 모르다고 하더군요.

추사선생이 옻이 오른 김여균을 조롱하는 시로, 이 정도의 친분이라면 충분히 이런 글씨를 써 주고도 남음이 있다고 합니다만
확실치는 않다고 합니다...

여기서 잠깐... 사람들이 실수하는 글자가 있습니다 "여군사청"의 마지막 글자인
청(淸)을 언듯 보면 ‘정(情)’ 자의 왼쪽
‘忄’자처럼 보여서 여균사정(如筠斯情)으로 잘못 읽을수도 있다는군요.

전문가들의 평이 구성미가 아주 좋고 특히
淸(청)자의 조형미가 빼어나다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추사 김정희선생은
추사체라는 독특한 서체를 만들었지요.

그가 24세 때 북경에 갔을 대 중국 역대
문필가들의 글씨체를 연구하고 그들의
장점을 모아서 자신만의 독특한 글씨체를
확립했다고 합니다. 구양순체를 토대로
안진경·왕희지 등의 글씨체를 혼합했으며 그 위에다 패기를 더했다지요? 호(號)를 300개나 쓰시던 분이니 노완(老玩)으로 호를 쓰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글씨가 기괴하다고 하는 분도 더러 있다지만...많은 이들은 이런 것이 진정한
추사체의 매력이라고들 하더라구요.

 
 

커피를 마시러 왔다가 엉뚱하게 추사선생의 글씨이야기만 늘어 놓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유명한 시인의
시 한편으로 방문기를 마치겠습니다.
(분위기가 편안하고 좋았다는 뜻입니다)

낡은 카페
詩/ 용혜원

아주 오래된 냄새가 난다
마음대로 늘어놓은 의자들은 출생년도와 태어난 나라들이 각각 달랐지만
부조화 속에서도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어떤 이들이 찾아와 어떤 이야기를 나누며
어떤 낭만을 즐기다 떠나는지
사뭇 궁금해진다

​간판도 번듯하지 않고
위치도 좋지 않은데 사람들이 찾아와서
그들의 이야기를 꽃피우는 것은,
소리 없이 퍼진 소문이
사람들을 끌어당긴 덕분이다

​낭만이 있는
오래된 카페 하나 알고 사는 것도
기분이 아주 좋은 일이다.

김덕양 기자 (tkj55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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