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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작가 문홍연의 세상구경

"거창(巨創)한 거창(居昌)" 나들이

기사입력 2022-10-27 10:57 수정 2022-10-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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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巨創)한 거창(居昌)" 나들이
 
 

흑백사진은 제가 온전히 졸업을 못했던 지례초등학교 수학여행때의 사진이라고 합니다. 13살때였고 지금은 64살이니 51년이라는 간극(間隙)이 생기는군요.

수학여행을 간다고 한껏 멋을 냈지만
같은 이발관에서 같은 이발사가 수동식 바리깡으로 머리를 깎는 방식이라 그런지 남학생들 머리스타일이 비슷합니다.

 

지례초등학교는 1906년에 개교를 했답니다. 116년이나 되었지요. 모교의 역사도 오래 되었지만, 친구들도 잠깐 사이에 64살이나 먹었군요. 농촌의 초등학교가 다 그렇듯이 지금은 전교생이 22명뿐인 소규모 학교로 변했답니다.

저는 가끔 초등학교 친구들을 생각하면
문정희시인(1947~ )이 쓴 "친구"라는 詩의 마지막 구절이 떠오릅니다.

"어느 하루
잠시 잊었던 친구처럼
홀연 다가와
투욱 어깨를 친다는 사실이지"

오늘도 그랬습니다.
오래된 친구가 어깨를 툭~ 치듯이
연락이 왔습니다. 이웃 거창군에 있는
'Y'자형 출렁다리로 가을소풍을 가자고...

 

(위에서 찍은 우두산 Y자형 출렁다리)

이곳은 경남 거창군 가조면 우두산 자락에
조성한 ‘Y’자형 출렁다리입니다. 다리의 길이가 109m나 된다네요. 전망대 뿐 아니라 주변을 오르내리는 둘레길까지 멋지게 만들어서 힐링하기 좋은 곳이라고 김천까지 소문이 났던가 봅니다.

 

(평일인데도 관광객이 엄청 많았습니다)

출렁다리는 당연히 교각이 없습니다.
하늘에 걸려 있는 형상이 'Y'자를 닮았으니 이름을 'Y'자형 출렁다리로 지었을테구요. 와 보시면 알겠지만 우두산 자체가 멋진 산이지요. 소나무가 많은 산이라 단풍이 화려하지는 않습니다만 가조면 전체를 병풍처럼 둘러싼 산들이 마치 백두산 천지를 연상시킬 정도로 고봉준령(高峰峻嶺)으로 쌓여 있습니다.

거창군에서 국·도비를 포함해 274억원의 많은 사업비를 들여서 'Y'자형 출렁다리 뿐만 아니라 ‘거창 항노화 힐링랜드’를 거창하게 조성했답니다.

치유의 숲, 자연휴양림, 산림치유센터, 자생식물원 등 다양한 시설들이 들어서 있구요. 가까운 곳에는 고견사라는 유명한 사찰도 있지만 제 일행들은 시간 관계상 들어갈때 3,000원을 내면서 돌려받은 2,000원짜리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커피만 마시고 식당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푸짐한 메기매운탕으로 점심을 먹고는 가까운 창포원으로 승용차를 달렸습니다.

 
 

거리가 16km라 금방 도착을 했습니다.
"창포원"은 경남 최초의 지방정원입니다. 낙동강 수계 주민들이 납부하는 물 이용 부담금으로 조성 되었다고 합니다. 

2017년에 240억원을 들여서 조성했는데 면적은 12만 8천평이 넘는다구요... 수국원, 나리원, 수련원, 창포원, 국화원, 수생식물원, 약용식물원, 연꽃원, 갈대원, 습지까지 다양하게 있습니다. 어느 계절에 들러도 볼거리가 넘쳐나는 곳이지요.
지금도 개발중에 있답니다.

 
 

온통 국화꽃입니다.
국향(菊香)이 물씬 풍깁니다. 무딘 코도 느낄수가 있을 정도입니다. 사람들이 국화를 좋아하는 이유를 알 듯도 합니다.

꽃을 보면 즐거운 것은 나이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오늘따라 단풍까지 붉게 물들었으니 산천이 꽃으로 보입니다.

 

중국의 시인 도연명(陶淵明)은
‘동쪽 울타리 밑에서 국화를 따다가
(採菊東籬下)
유연히 남산을 바라본다
(悠然見南山)’

국화를 보면서 이렇게 노래를 했다던데, 저도 국화꽃 한송이를 들고서 앞산을 바라보면서 오래 머무르고 싶더군요.

아쉽지만 발걸음을 돌립니다.

 
 

(무주군의 홍보사진을 빌렸습니다)

무주구천동의 단풍터널을 지나서 갑니다.
이미 어사길 계곡은 만추(晩秋)입니다.
차창을 열었더니 바람까지 차갑습니다.
보이는 풍경마다 한폭의 작품입니다.

1시간을 넘게 달려서 우리나라에서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는 팻말이 보이는 나제통문에 도착을 했습니다.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농부의 가을소풍도 끝을 맺어야겠습니다.

김덕양 기자 (tkj55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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